회귀의 그림자, 평균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보이는 것
어떤 선수가 이번 시즌 놀라운 성적을 냈다면, 다음 시즌에는 그보다 못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유난히 부진했던 시즌 다음에는 성적이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선수의 실력이 변해서가 아니라, 극단적 결과 뒤에는 덜 극단적인 결과가 올 확률이 높다는 통계적 성질 때문이다. 이 현상을 평균으로의 회귀라 부른다. 이 글은 회귀가 무엇이며, 우리의 직관이 이것을 왜 인과적 설명과 혼동하는지를 살펴본다.
골턴의 완두콩에서 시작된 발견

평균으로의 회귀를 처음 체계적으로 관찰한 사람은 19세기의 영국 과학자 프랜시스 골턴이다. 그는 부모의 키와 자녀의 키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키가 큰 부모의 자녀는 평균적으로 부모보다 키가 작았고, 키가 작은 부모의 자녀는 부모보다 키가 컸다. 극단적 값에서 평균 쪽으로 되돌아오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다.
운의 몫이 큰 곳에서 일어나는 일
회귀가 일어나는 근본적 이유는 측정에 운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어떤 결과가 실력과 운의 합이라면, 극단적으로 좋은 결과는 실력이 높을 뿐 아니라 운도 좋았을 때 나온다. 다음 번에는 운이 같은 수준으로 좋을 가능성이 낮으므로, 결과는 평균 쪽으로 돌아온다. 이것은 실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운의 기여분이 정상화된 것이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징크스
미국에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표지에 실린 선수가 이후 부진해진다는 이른바 표지의 저주가 오래 회자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저주가 아니라 회귀다. 표지에 실릴 만큼 뛰어난 성적을 낸 시점은 실력과 운이 모두 정점에 있던 때이고, 이후에는 운이 평균 수준으로 돌아오면서 성적이 하락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인과를 발명하는 직관
회귀가 위험한 것은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의 직관이 이것을 인과적으로 설명하려 한다는 점이다. 성적이 떨어지면 노력이 부족했다고 해석하고, 올라가면 새로운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그 변화가 단순한 회귀라면, 원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변화에 원인을 부여하려는 본능이 없는 원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칭찬과 꾸중의 착각

이스라엘 공군의 비행 교관들이 흥미로운 관찰을 했다. 훈련생이 잘 비행한 뒤 칭찬하면 다음에는 못하고, 못한 뒤 꾸중하면 다음에는 나아졌다. 교관들은 꾸중이 효과적이고 칭찬은 해롭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이것이 회귀에 의한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극단적으로 잘한 뒤에는 자연스럽게 평균 쪽으로 돌아오고, 극단적으로 못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칭찬이나 꾸중의 효과와 무관하게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다.
약의 효과를 판단할 때
의학에서도 회귀는 중요한 혼란 요인이다. 증상이 가장 심할 때 병원에 가고 약을 먹는다. 이후 증상이 나아지면 약의 효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장 심한 시점 이후에는 회귀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무작위 대조 시험이 필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회귀 효과를 통제하기 위해서다.
하늘 관측에서의 회귀적 현상
고대의 하늘 관측에서도 회귀와 비슷한 구조가 있었다. 유난히 밝은 유성우가 관측된 해에 기대를 품고 다음 해를 기다리면, 대개 실망했을 것이다. 유성우의 강도에는 연간 변동이 있고, 극단적으로 활발했던 해 다음에는 평균 수준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기록자의 선택 편향
고대의 천문 기록에서 비범한 사건이 특히 많이 기록된 것은, 비범한 사건이 기록할 동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밤은 기록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남아 있는 기록만 보면, 고대의 하늘이 유난히 극적이었던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극적인 사건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평범한 밤이 있었다. 패턴을 찾으려는 본능이 극적인 기록에 끌리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평범한 배경의 존재를 잊으면 전체 그림을 왜곡하게 된다.
평균이라는 무게중심의 힘
평균으로의 회귀는 우연이 개입하는 모든 곳에서 작동하는 통계적 필연이다. 극단적 결과 뒤에 덜 극단적 결과가 오는 것은 어떤 힘이 끌어당기기 때문이 아니라, 확률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변화에 섣부른 원인을 붙이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변화 앞에서의 겸손
무언가가 극적으로 좋아지거나 나빠졌을 때,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이것이 진짜 변화인가, 아니면 회귀인가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생략하면 없는 원인을 만들어내고, 효과 없는 처방을 효과 있다고 믿게 된다. 회귀를 아는 것은 겸손의 한 형태다. 모든 변화에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잠시 내려놓고, 우연의 몫을 먼저 가늠해보는 태도. 그것이 확률적 사고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기여 가운데 하나다.